사이트가 멈췄는데 연락이 안 된다 — 장애 대응을 계약서에 적어 두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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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 11시, 쇼핑몰이 안 열립니다. 주문이 들어와야 할 시간이고, 마침 광고도 돌고 있습니다.

업체 담당자에게 카톡을 보냅니다. 읽지 않습니다. 전화를 겁니다. 안 받습니다. 대표 번호로 걸어 보지만 자동응답입니다.

토요일 아침에 답이 옵니다. "확인해 보겠습니다." 복구는 토요일 오후에 됩니다. 그사이 열여덟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 상황에서 계약서를 펴 보면, 유지보수 항목에는 대개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장애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한다.

"신속히"가 몇 시간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장애는 시간대를 골라서 오지 않는다

먼저 인정할 게 있습니다. 소규모 외주 업체가 24시간 대기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사람이 몇 명 없는 팀에 야간 당번을 요구하면 그 비용은 결국 계약 금액에 반영됩니다.

그래서 목표는 "언제나 즉시 대응"이 아닙니다. 어떤 상황에 몇 시간 안에 무엇을 하는지를 양쪽이 같은 문장으로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발주자는 기다리는 동안 무엇을 할지 정할 수 있고, 업체는 과도한 기대에 시달리지 않습니다.

등급부터 나눈다

모든 장애를 똑같이 다루면 기준을 만들 수 없습니다. 장애를 돈이 멈추느냐로 나누는 게 가장 실용적입니다.

1급 — 사업이 멈춤

  • 사이트 전체가 안 열림
  • 결제가 실패함
  • 로그인이 안 됨
  •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상태

2급 — 일부가 안 됨

  • 특정 페이지에서 오류
  • 문의 폼 메일이 안 감
  • 관리자에서 특정 작업이 안 됨
  • 이미지가 일부 안 보임

3급 — 불편하지만 돌아감

  • 화면 배치가 어긋남
  • 오타·문구 오류
  • 정렬 순서가 이상함

이렇게 나눠 두면 "이거 급한 건가요?"라는 대화가 사라집니다. 발주자가 "1급입니다"라고 말하면 그게 곧 요청 수준입니다.

등급별 시간을 숫자로

소규모 외주에서 현실적인 선은 대략 이 정도입니다.

등급최초 응답복구 목표대응 시간대
1급2시간 이내8시간 이내24시간 (별도 계약 시) / 평일 09–18시 (기본)
2급1영업일3영업일평일 09–18시
3급3영업일다음 정기 배포평일 09–18시

최초 응답과 복구를 나누는 게 중요합니다.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복구 시간을 약속할 수는 없지만, "확인 중입니다, 원인은 ○○로 보입니다"라는 연락은 2시간 안에 할 수 있습니다. 발주자가 정말 힘든 건 고장 자체보다 아무 소식이 없는 시간입니다.

24시간 대응이 필요한지는 사업 성격으로 판단하세요. 주말 매출이 평일과 비슷한 쇼핑몰이라면 필요합니다. B2B 회사 홈페이지라면 평일 대응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필요 없는 조건을 넣으면 유지보수비만 올라갑니다.

연락 경로는 두 개 이상

담당자 한 명의 카톡만 알고 있으면, 그 사람이 휴가일 때 아무것도 못 합니다. 계약할 때 이걸 받아 두세요.

  • 담당자 연락처 (휴대폰, 메일)
  • 대체 연락처 — 담당자가 부재중일 때 연결되는 사람
  • 장애 접수 채널 — 메일 주소나 공유 채널 (개인 메신저 말고)

그리고 접수 채널로 남기세요. 개인 카톡으로 보낸 장애 신고는 나중에 "언제 알렸는가"를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메일이나 공유 채널에 남기면 시각이 자동으로 기록됩니다.

발주자 쪽에서 미리 해 둘 것

업체 탓만 할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장애가 났을 때 발주자가 가진 게 없으면 업체도 손이 묶입니다.

  • 호스팅·서버 계정: 결제 수단이 만료돼서 서버가 정지된 경우, 업체는 손댈 수 없습니다
  • 도메인 계정: 도메인 만료도 같은 이유로 업체가 해결 못 합니다
  • 결제대행사(PG) 계정: 결제 장애의 상당수는 PG 쪽 설정이나 심사 문제입니다

이 세 가지는 넘겨받을 때 확인해야 하는 항목이기도 합니다. 장애가 났을 때 비로소 "그 계정이 어디 있죠?"를 찾기 시작하면 몇 시간이 그냥 갑니다.

우리 쪽 대응 절차도 한 장으로

사람이 여럿인 회사라면 이런 메모를 만들어서 공유해 두세요. A4 한 장이면 됩니다.

[사이트 장애 대응]

1. 확인
   - 내 폰으로도 안 열리는지 (회사 와이파이 문제일 수 있음)
   - 다른 사이트는 되는지

2. 알림
   - 접수: support@업체.co.kr  (담당 ○○○ 010-0000-0000)
   - 대체: 010-0000-0000
   - 메일에 [1급] 또는 [2급] 을 제목에 표기

3. 우리 쪽 조치
   - 진행 중인 광고 일시 중지 (광고 계정: ○○○)
   - 안내 문구 게시 (SNS 계정: ○○○)
   - 전화 응대 스크립트: "일시적 점검 중이며 ○시 복구 예정"

4. 계정 위치
   - 호스팅: ○○○ / 계정 관리자 ○○○
   - 도메인: ○○○ / 계정 관리자 ○○○
   - PG: ○○○ / 계정 관리자 ○○○

3번이 자주 빠집니다. 사이트가 죽었는데 광고는 계속 돌면 돈이 그대로 나갑니다. 장애 대응에서 발주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손실 방어가 이겁니다.

계약서에 넣을 문장

유지보수 계약이 별도라면 그쪽에, 없으면 하자보수 조항 옆에 넣으세요.

장애 대응 장애는 1급(서비스 전체 중단·결제 불가·로그인 불가), 2급(일부 기능 오류), 3급(표시 오류)으로 구분한다. 수급인은 접수 후 1급 2시간, 2급 1영업일, 3급 3영업일 이내에 최초 응답한다. 대응 시간대는 평일 09시–18시로 하며, 이외 시간 대응이 필요한 경우 별도 협의한다. 수급인은 장애 접수 채널과 대체 연락처를 계약 시 서면으로 제공한다. 장애의 원인이 수급인의 하자에 해당하는 경우 하자보수 기간 내에는 무상으로 처리한다.

마지막 줄이 중요합니다. 원인이 하자인지 아닌지로 유상·무상이 갈립니다. 트래픽이 몰려서 서버가 못 버틴 건 하자가 아닐 수 있고, 코드 오류로 결제가 실패한 건 하자입니다. 이 구분이 없으면 장애 때마다 비용 다툼이 붙습니다.

정리

  • "신속히 대응"은 문장이 아니라 여백입니다. 등급과 시간을 숫자로 적으세요.
  • 최초 응답복구를 나누세요. 발주자가 힘든 건 고장이 아니라 침묵입니다.
  • 연락 경로는 두 개 이상, 개인 메신저 말고 기록이 남는 채널로.
  • 호스팅·도메인·PG 계정은 발주자가 쥐고 있어야 합니다. 없으면 업체도 못 고칩니다.
  • 우리 쪽 대응 메모에 광고 중지를 넣으세요.

장애는 언젠가 납니다. 준비의 목표는 장애를 없애는 게 아니라, 났을 때 열여덟 시간이 아니라 두 시간으로 끝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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