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 업체와 연락이 끊겼다 — 사이트를 되찾는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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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업체 없어졌대요."

이 말을 듣는 순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건 사이트가 열리는지가 아닙니다. 사이트는 대개 그대로 열립니다. 서버는 결제가 끊길 때까지 돌아가니까요.

진짜 시한폭탄은 갱신일입니다. 도메인이나 호스팅이 업체 명의라면, 다음 갱신일에 결제가 실패하고 그때 사이트가 통째로 사라집니다. 도메인은 만료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른 사람이 가져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순서가 있습니다.

0단계 — 정말 끊긴 게 맞는지

행동하기 전에 확인부터. 폐업과 응대 지연은 다릅니다.

  • 국세청 사업자등록 상태 조회로 휴·폐업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홈택스 → 조회/발급 → 사업자등록상태 조회, 사업자번호만 있으면 됩니다)
  • 법인이면 등기부등본을 떼면 해산·청산 여부가 나옵니다
  • 담당자 개인이 퇴사한 것뿐이면 회사 대표번호나 다른 담당자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폐업이 아니라 단순히 답이 없는 상태라면,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만으로 연락이 재개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이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복구에 들어가면 불필요한 비용이 듭니다.

1단계 — 도메인 (가장 급함)

도메인은 사이트의 주소이자, 잃으면 가장 되찾기 어려운 자산입니다.

만료일 확인은 후이즈 조회로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whois.kr(.kr 도메인)이나 등록기관 조회 페이지에서 도메인을 넣으면 등록자·등록기관·만료일이 나옵니다.

여기서 갈립니다.

등록자가 우리 회사인 경우 — 다행입니다. 등록기관(가비아·후이즈·카페24 등) 고객센터에 연락해서 사업자등록증과 대표자 신분증으로 계정 접근 권한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명의가 맞으면 대체로 처리됩니다.

등록자가 업체 명의인 경우 — 어렵습니다. 명의자가 협조해야 이전이 되는데, 그 명의자와 연락이 안 되는 상황이니까요. 폐업 법인이면 청산인이나 대표자를 통해야 합니다. 등록기관에 사정을 설명하고 대금 지급 증빙(계약서·세금계산서)을 제출하면 도와주는 경우가 있지만,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만료일이 가까우면 먼저 갱신부터 하세요. 명의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만료돼서 날아간 도메인을 되찾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등록기관에 결제만 대신 하겠다고 하면 받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2단계 — 호스팅과 서버

사이트 파일과 데이터베이스가 사는 곳입니다.

어디인지 모르겠다면: 후이즈 조회에 나온 네임서버 주소를 보면 대략 짐작이 갑니다. ns.cafe24.com이면 카페24, ns-cloud-*.googledomains.com이면 구글 클라우드, Vercel·Netlify·AWS도 각각 특징적인 주소를 씁니다. 사이트 접속 IP를 조회해도 힌트가 나옵니다.

계정이 업체 명의라면 도메인과 같은 문제가 반복됩니다. 다만 호스팅사는 도메인보다 유연한 편이라, 결제 이력과 실제 사용자를 소명하면 협조받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접근이 되면 가장 먼저 백업을 받으세요. 권한이 언제 끊길지 모릅니다.

  • 웹 파일 전체 (FTP나 파일 관리자로 통째로 내려받기)
  • 데이터베이스 덤프 —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회원·주문·게시글이 여기 있습니다
  • 업로드된 이미지·첨부파일

데이터베이스는 phpMyAdmin 같은 도구가 있으면 "내보내기"로 .sql 파일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방법을 모르겠으면 새로 맡길 개발자에게 계정만 주면 해 줍니다. 이 단계는 반나절이면 끝나고, 이후 모든 선택지가 여기 달려 있습니다.

3단계 — 소스 코드

여기서 상황이 세 갈래로 나뉩니다.

(가) 소스를 받아 뒀다 — 문제없습니다. 다음 업체에 그대로 넘기면 됩니다.

(나) 안 받았지만 서버 접근은 된다 — 서버에서 내려받은 파일이 사실상 소스입니다. PHP나 워드프레스 같은 환경이면 서버 파일이 곧 실행 코드라 거의 완전합니다. React·Next.js처럼 빌드 과정을 거치는 환경이면 서버에 있는 건 빌드 결과물이라 원본 코드보다 읽기 어렵지만, 동작은 그대로 유지되고 다른 서버로 옮기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 서버 접근도 안 된다 — 화면과 데이터만 남기고 다시 만드는 게 현실적입니다. 절망적으로 들리지만, 기존 사이트가 눈앞에 있고 데이터가 있으면 처음 만들 때보다는 훨씬 빠릅니다. 화면 구성과 기능이 이미 정해져 있으니 기획 단계가 통째로 줄어듭니다.

(다)에 해당하더라도 사이트가 아직 살아 있다면, 지금 화면들을 전부 캡처하고 텍스트를 복사해 두세요. 나중에 사이트가 내려가면 이것마저 사라집니다. 구글에 site:도메인 으로 검색하면 페이지 목록을 훑을 수 있고, Wayback Machine(archive.org)에 과거 화면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4단계 — 나머지 계정

잊기 쉬운데 놓치면 아픈 것들입니다.

항목왜 필요한가확인 방법
SSL 인증서만료되면 브라우저가 "안전하지 않음" 경고브라우저 자물쇠 아이콘 → 인증서 정보
결제대행사(PG)정산 계좌·수수료 계약이 업체 명의일 수 있음PG사 고객센터에 상점ID로 문의
메일 발송 서비스문의 폼 메일이 여기서 나감서버 설정 파일에 API 키가 있음
문자·알림톡잔액이 떨어지면 조용히 멈춤발송 이력에서 서비스명 확인
구글 애널리틱스·서치콘솔소유권이 업체 계정이면 데이터를 못 봄관리자 권한 이전 요청
지도·SNS API 키만료·정지되면 해당 기능만 죽음서버 설정 파일

이 중 PG는 특히 급합니다. 정산 계좌가 업체 명의로 되어 있으면 매출이 그쪽으로 들어갑니다. 발견 즉시 PG사에 연락하세요.

5단계 — 다음 업체에 넘기기

복구를 도와줄 개발자를 찾을 때, 이렇게 정리해서 주면 견적이 훨씬 정확해집니다.

[상황]
- 기존 업체 폐업, 연락 두절 (2026-08 확인)
- 사이트는 정상 동작 중

[확보한 것]
- 도메인: 우리 회사 명의, 만료 2027-03
- 호스팅: 카페24, 계정 접근 가능, 전체 백업 받음
- DB 덤프: 있음 (2026-09-06 기준)
- 소스: 서버 파일로 확보 (원본 저장소는 없음)

[확보 못 한 것]
- 구글 애널리틱스 소유권
- 알림톡 발송 계정

[원하는 것]
1. 우리 명의 계정으로 이전
2. 앞으로 우리가 직접 수정할 수 있는 상태로
3. 이후 유지보수

확보 못 한 것을 감추지 마세요. 나중에 나오면 추가 비용이 되고, 미리 알리면 견적에 처음부터 들어갑니다. 이건 견적 요청서를 쓸 때도 똑같이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다시 이런 일을 안 겪으려면

복구가 끝나면 세 가지만 해 두세요.

  1. 도메인·호스팅·PG 명의를 전부 우리 회사로. 매년 한 번 후이즈 조회로 확인하는 것도 좋습니다.
  2. 소스 저장소 접근 권한을 우리 계정으로도. GitHub 조직을 우리가 만들고 업체를 초대하는 형태가 안전합니다.
  3. 갱신일을 달력에. 도메인·SSL·호스팅 만료일을 회사 공용 캘린더에 등록해 두세요.

세 가지 모두 계약할 때 요청하면 대부분 들어줍니다. 만들고 나서 요청하면 협조가 필요한 일이 되고, 연락이 끊긴 뒤에는 불가능해집니다.


넘겨받을 때 확인할 항목 전체는 홈페이지를 넘겨받을 때 내 손에 남아야 하는 것에, 업체를 고를 때 미리 검증하는 방법은 홈페이지 제작 업체 고르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협업·의뢰는 아래로, 가벼운 소통은 인스타그램 @bluefox._.hi도 환영이에요.

비용이 궁금하면 외주 계산기로 먼저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