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다 앱이 있잖아요."
프로젝트 첫 미팅에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앱이 있는 회사와 앱이 필요한 회사는 다릅니다. 앱은 만드는 순간부터 매년 비용이 드는 자산이라, 필요하지 않은데 만들면 그 비용을 계속 냅니다.
선택지는 크게 셋입니다.
| 모바일 웹 | 웹앱 (PWA) | 네이티브 앱 | |
|---|---|---|---|
| 설치 | 필요 없음 | 홈 화면에 추가 (선택) | 스토어에서 설치 |
| 스토어 심사 | 없음 | 없음 | 있음 (수정할 때마다) |
| 푸시 알림 | 불가 | 가능 (아이폰은 홈 화면 추가 시) | 가능 |
| 카메라·위치 | 기본 기능 가능 | 기본 기능 가능 | 전부 가능 |
| 검색 노출 | 됨 | 됨 | 앱 안 내용은 안 됨 |
| 수정 반영 | 즉시 | 즉시 | 심사 후 |
아래 다섯 질문에 답해 보면 셋 중 어디에 가까운지 대개 정해집니다.
질문 1. 고객이 한 달에 몇 번 쓰나요?
앱의 가장 큰 벽은 설치입니다. 사람들은 한두 번 쓸 서비스를 위해 앱을 깔지 않습니다.
- 1년에 몇 번 (인테리어 견적, 웨딩홀 예약, 이사): 웹이 맞습니다. 설치를 요구하는 순간 절반이 떠납니다.
- 한 달에 몇 번 (병원 예약, 동네 가게 주문): 웹으로 시작하고, 재방문이 확인되면 앱을 고민합니다.
- 매일 또는 매주 (사내 업무, 배달, 운동 기록): 앱의 장점이 살아납니다. 홈 화면 아이콘과 알림이 재방문을 만듭니다.
질문 2. 알림이 사업의 핵심인가요?
"배송 출발했습니다", "예약 1시간 전입니다", "새 메시지가 왔습니다." 이런 알림이 없으면 서비스가 굴러가지 않는다면 앱 쪽으로 기웁니다.
다만 알림 수단이 앱 푸시만 있는 건 아닙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 알림톡이 사실상 표준이고, 앱을 깔지 않은 고객에게도 도달합니다. 예약·주문 알림 정도는 알림톡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웹앱(PWA)의 푸시도 가능해졌지만, 아이폰에서는 사용자가 홈 화면에 추가해야 해서 도달률은 앱보다 낮습니다.
질문 3. 폰의 기능을 깊게 쓰나요?
카메라로 사진 찍어 올리기, 현재 위치 받기 정도는 웹에서도 됩니다. 앱이 꼭 필요한 건 이런 경우입니다.
- 블루투스로 기기와 연결 (웨어러블, 매장 단말기)
- 백그라운드에서 계속 위치 추적 (배달 기사, 운동 기록)
- 오프라인에서 오래 동작 (현장 점검, 창고 재고)
- 결제 단말·NFC·생체 인증을 깊게 연동
이 목록에 해당하는 게 없다면 기술적으로 앱이 필요한 이유는 없습니다.
질문 4. 검색으로 고객이 들어와야 하나요?
앱 안의 내용은 검색에 나오지 않습니다. 상품, 매장 정보, 글이 검색에 노출돼야 고객이 들어오는 사업이라면 웹은 어차피 필요합니다. 앱만 만들고 웹을 버리는 선택은 거의 없고, 결국 둘 다 만들게 됩니다.
그래서 순서는 대개 이렇습니다. 웹을 먼저 만들어 고객을 모으고, 재방문 고객이 충분히 쌓이면 그들을 위한 앱을 만듭니다.
질문 5. 매년 유지할 예산이 있나요?
많이 놓치는 질문입니다. 앱은 만든 뒤가 더 비쌉니다.
- 아이폰·안드로이드가 매년 새 버전을 냅니다. 기존 앱이 새 버전에서 깨지거나, 스토어가 "최신 버전으로 다시 빌드해서 올려라"고 요구합니다. 대응하지 않으면 스토어에서 내려가거나 새 기기에서 설치가 안 됩니다.
- 수정할 때마다 심사를 받습니다. 급한 문구 하나 고치는 데도 하루에서 며칠이 걸립니다.
- 디지털 상품(구독, 이용권, 콘텐츠)을 앱 안에서 팔면 스토어 수수료가 붙습니다. 실물 상품이나 오프라인 서비스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1년에 최소 한두 번은 개발자가 손을 대야 한다고 보고, 그 비용을 3년 총비용에 넣어 비교해 보세요. 웹 하나를 유지하는 것과 웹 + 앱 둘을 유지하는 것은 비용 구조가 다릅니다.
답에 따라 갈리는 길
- 대부분 "아니오" → 반응형 웹. 가장 싸고 가장 빨리 고칠 수 있습니다.
- 알림이 중요하지만 폰 기능은 필요 없음 → 웹 + 알림톡, 또는 웹앱(PWA). 앱 없이 대부분 해결됩니다.
- 매일 쓰고, 폰 기능이 필요하고, 유지 예산이 있음 → 네이티브 앱. 이때 웹은 소개·검색 유입용으로 가볍게 둡니다.
중간 선택지도 있습니다. 웹을 앱 껍데기로 감싸 스토어에 올리는 방식(웹뷰 앱)은 비용이 적게 들지만, 스토어가 "웹사이트를 그대로 감싼 앱"을 반려하는 경우가 있어 앱만의 기능을 몇 개는 넣어야 합니다. 어느 쪽이 맞을지 애매하면 외주 비용 계산기에서 웹과 앱을 각각 골라 금액 차이를 먼저 보셔도 좋습니다.
세 가지 장면으로 보면
질문만으로는 감이 안 올 수 있어서, 자주 만나는 경우 세 가지를 같은 질문에 넣어 보겠습니다.
동네 필라테스 스튜디오의 수업 예약 회원은 일주일에 두세 번 예약하니 사용 빈도는 높습니다. 알림은 "내일 수업 있어요" 정도라 알림톡으로 충분합니다. 폰 기능은 쓰지 않고, 신규 회원은 "동네 이름 + 필라테스"로 검색해서 들어옵니다. → 웹 + 알림톡이 맞습니다. 단골 회원에게는 홈 화면에 추가하는 방법을 안내하면 앱처럼 씁니다.
인테리어 업체의 견적 문의 고객은 인생에 몇 번 인테리어를 합니다. 설치를 요구하면 그 자리에서 떠납니다. 검색과 포트폴리오가 고객을 데려옵니다. → 웹입니다. 앱을 만들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설비 회사의 현장 점검 기록 직원 20명이 매일 쓰고, 지하 기계실처럼 전파가 약한 곳에서 사진을 찍어 기록해야 합니다. 고객이 아니라 직원용이라 검색 노출은 필요 없습니다. → 네이티브 앱(또는 오프라인을 지원하는 웹앱)이 맞습니다. 직원용이라 스토어 공개 없이 사내 배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웹으로 시작했다면, 앱으로 넘어갈 신호
처음부터 앱을 만들지 않았다고 끝이 아닙니다. 웹을 운영하면서 이런 숫자가 보이면 앱을 검토할 때입니다.
- 한 달에 네 번 이상 들어오는 회원이 전체 회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 알림톡이나 문자로 보내는 알림이 매달 늘어나고, 그 비용이 앱 유지비에 가까워진다
- 고객 문의에 "앱은 없나요?"가 반복해서 나온다
- 오프라인·백그라운드·기기 연결처럼 웹으로 막히는 기능 요청이 생긴다
이 중 두세 개가 겹치면 그때 앱을 만들어도 늦지 않습니다. 오히려 웹에서 쌓은 데이터 덕분에 앱에 무엇을 넣을지 훨씬 정확히 압니다. 반대로 이 신호가 하나도 없는데 앱을 만들면, 설치 수는 적고 유지비는 매년 나가는 상태가 됩니다.
발주할 때 업체에 물어볼 것
앱을 만들기로 했다면 견적 단계에서 이것만은 확인하세요.
- 아이폰·안드로이드를 따로 만드나요, 하나의 코드로 만드나요? (유지비가 크게 달라집니다)
- 스토어 등록과 심사 대응은 견적에 들어 있나요? 반려되면 누가 고치나요?
- 스토어 개발자 계정은 우리 회사 명의로 만드나요? (나중에 업체를 바꿀 때 앱을 옮길 수 있어야 합니다)
- 1년 뒤 OS 업데이트 대응은 유지보수에 포함되나요, 건별인가요?
정리
- 앱이 필요한 건 자주 쓰고, 알림이 핵심이고, 폰 기능을 깊게 쓰는 서비스다.
- 1년에 몇 번 쓰는 서비스는 설치 단계에서 고객을 잃는다. 웹이 맞다.
- 알림만이 이유라면 알림톡이나 웹앱으로 먼저 해결할 수 있다.
- 검색 유입이 필요하면 웹은 어차피 있어야 한다.
- 앱은 만든 뒤 매년 비용이 든다. 유지 예산 없이 시작하지 않는다.